조선비즈 이종현 기자 입력 2014.04.19 13:56
세월호 침몰 당시 승객들을 남겨두고 먼저 탈출했다.
위기에 처하면 몰래 빠져나가는 재벌 회장, 국회의원 같은 한국 사회지도층의 모습과 닮은 꼴이다.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 김한식 사장은 대국민 사과 직후 사고 현장으로 가다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
미국 포브스 온라인판까지 "그간 한국의 기업 문화로 미뤄 짐작해볼 때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할 정도였다.
평범한 일반 국민들은 괜찮다는 말만 믿다 결국 손해를 본다.
이번에도 선내 방송을 듣고 선실에서 기다리던 승객들은 대부분 배를 빠져나오지 못했다.
1950년 한국전쟁 때 서울을 사수하겠다는 대통령의 라디오 방송을 믿고
서울에 남아 있던 국민들이 떠오른다. 64년이 지났지만 한국 사회는 변한 것이 없다.
정부나 사회지도층에 대한 권위와 신뢰는 사라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책임자 엄벌과 신속한 구조를 약속했지만,
돌아온 것은 거친 욕설이었다.
가족의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불안감에 떨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대통령의 약속은 위로가 되지 못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해경과 해군을 믿지 못하고 민간 잠수부 투입을 강하게 요구했다.
해경이 민간 잠수부 투입을 막고 조롱했다는 근거 없는 이야기가 정부의 공식 발표보다
더 힘을 얻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 스스로 권위와 신뢰를 깎아먹은 탓이 크다.
정부는 사고가 발생한 16일부터 세월호 탑승자와 구조자, 실종자 숫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구조작업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잘못된 정보를 전했다.
안전행정부가 중심이 된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은 '쪽대본'으로 불렸다.
해경과 해양수산부는 업무 분장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국민들에게 실상을 제대로 전달해야 할 언론도 우왕좌왕하기는 마찬가지다.
290여명의 생사가 밝혀지지 않은 긴박한 상황에서 일부 언론은 세월호를 이용해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한 기사를
쏟아내는데 여념이 없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자극적인 보도도 계속됐다.
정체가 불분명한 민간인을 인터뷰해 구조작업에 혼란을 준 언론마저 등장했다.
사고 발생 나흘째. 현장의 혼선은 계속되고 있다.
그 사이 꽃 같은 우리 아이들은 차디찬 바닷물속에 스러지고 있다.
속절없이 아이들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가 어찌 정부인가.
희망의 상징 같았던 세월호 선수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세월호만 침몰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도 침몰하고 있다.
침몰하는 대한민국호에는 눈 씻고 찾아봐도 선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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