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좋은 비가 참 좋은 모양으로 내리고 있다.
좋은 비라는 것은 이모저모로 쓸모가 있다는 말이다.
좋은 비는 과격하지 않다.
일상에서 보듯이 과격이란 말은 그리 달갑지 않으며,
과격함이 낳은 결과는 피해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비는 부드럽다.
얼굴에 닿아도,
머리에 뿌려져도,
어디에 떨어져도
빗줄기가 부드럽다.
아름다운 여인의 명주실 같은 머릿카락에 비할까!
좋은 모양이란 것은 수직으로 내린다는 것이다.
이리저리 내대지 않는 다는 것이다.
강한 바람에 흩뿌림이 없고, 옷이 젖지 않으며,
여린 모습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
좋은 비가 좋은 모습으로 내린다.
갈증에 메마른 나무들이 외면할 수가 없을 정도로,
이 비로 인하여 나무들은 생명을 되찾고 새 숨을 쉰다.
어제와는 상당히 변화된 모습이다.
분주하게 지면에서 물을 빨아 가지끝까지 올리고, 꽃봉오리가 색을 드러내며
꽃을 피울 준비가 대단하다. 분주한 소리가 마-악 들리는 듯 하다.
명자나무의 꽃봉오리가 붉게 물들었을 때는 꽃이 핀 상태 보다
더욱 아름답다. 이들의 상태가 예사롭지가 않다.
조만간 꽃동네는 잔치 분위가 될 것 같다.
노오란 산수유가 벌써 기다리는 자에게 이름첩을 내밀었고,
개나리가 벌과 나비와 혼인 맺을 준비를 했다.
목련은 파란 껍질을 벗고 하얀 피부를 드러내며 화장을 끝냈고,
매화는 뻗어내린 가느란 가지 끝에 붉으스레 피어져간다.
아! 봄은 이토록 소리없이 큰 걸음으로 성큼성큼 다가오는데,
빗물 한 움큼에 배를 채우고 세상에 자신만만하게 자태미를 드러내는데,
아름다운 봄은 설레임에 젖어 이처럼 예쁘게 예쁘게 만들어져 가고 있는데,
아, 내 신앙의 미숙함이여, 그대에 비해 나의 신앙은 너무 부끄럽다.
신앙인으로써 이처럼 민감해야 한다고 했는데...
신앙도 빗물 한움큼에 꿈틀대는 나무처럼 변화가 일어야 하는데...
주님의 말씀 하나에도 나의 심장은 마구 뛰어야 하는데,
신앙인이여, 그대도 빗물이 되어 부족한 신앙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어야하는데,
망자처럼 멈추어 선자의 아픈 가슴처럼 굳어버린,
나의 신앙심을 모질게 추스려 본다.
빗물을 받아들이는 나무의 모습에 빗대어,
더 가까이, 더 가까이, 주께 가려고....
좋은 비 오는 날에... 나무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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