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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건 놀이

woodsmell 2009. 11. 27. 13:56

신경훈의 속이 보이는 사진

 

목숨을 건 놀이
신경훈 조회수9762 등록일2007.07.11 20:54

요즘 외신을 통해 황소들과 사람들이 뒤엉켜 달리는 사진이 연일 들어오고 있다. 스페인에서 열리고 있는 산 페르민(San Fermin)축제 장면이다.

매년 7월7일 부터 14일 까지 스페인의 팜플로냐(Pamplona)에서 열리는 이 축제의 절정은 매일 아침 8시 부터 3분간 이어지는 '투우와의 달리기'다. 팜플로냐 도심 825미터 구간을 약 3분에 걸쳐 성난 황소와 사람들이 같이 뛰어가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이 스릴 넘치는 놀이를 위해 온 사람들은 흰 옷에 빨간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팜플로냐 시내에 모인다. 나팔소리가 하늘을 가르면 황소들을 가둬둔 문이 열리고 사람들은 황소의 뿔을 피해 정해진 구간을 달려간다.

성난 황소들은 눈에 보이는 것들을 닥치는대로 뿔로 찌르고 발로 밟는다. 황소앞에서 조금만 뒤뚱거리면 여지없이 황소에게 큰 상처를 입는다. 그야말로 목숨을 건 놀이다.

1924년부터 지금까지 목숨을 잃은 사람이 15명. 부상은 셀 수 없이 많다.
물론 참가자들이 모두 황소와 달려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825미터 구간 양쪽으로 쳐 있는 펜스 뒤에서 이 살벌한 게임을 실감나게 구경만 할 수도 있다.

이 축제의 기원은 14세기 경으로 올라간다. 산 페르민(San Fermin)이란 성직자를 기리기 위해 시작된 행사가 점점 '진화'를 거듭해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축제 기간 동안 팜플로냐는 춤과 노래로 흥청거린다. 아침 일찍 짜릿한 황소와의 달리기를 마친 관광객들은 술마시고 몸을 흔들며 하루를 보낸다.

이 축제가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된 것은 헤밍웨이의 소설 때문이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라는 작품에서 헤밍웨이는 팜프로냐의 축제를 상세히 묘사해 이 축제를 단번에 세계적인 행사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또한 산 페르민 축제는 시드니 셸던의 소설 '시간의 모래밭(The Sands of Time)'의 첫 장면을 연다. 바스크 분리주의자의 리더인 주인공 하이메는 길가의 펜스를 열어줘 팜플로냐 온 시내를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그 사이 감옥에 갇힌 동료를 탈옥시켜 사라진다.

사람들은 극한 스릴을 원한다. 그래서 번지점프도 하고 청룡열차도 탄다. 그 가운데 가장 극단의 오락이 이 산 페르민 축제다. 목숨을 건 오락. 만사가 재미없고 지루한 일상에 지친 사람이라면  내년 7월 스페인의 팜플로냐로 가 보자. 그곳엔 짜릿함이 있다.